청소년기의 생물학적 변화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변화

사춘기의 생물학적 변화로 인한 신체적 성숙은 모든 문화권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사춘기의 변화 역시 그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이나 맥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즉 사춘기의 변화를 경험하는 청소년이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또는 어떤 사회계층에 속해 있는가 등에 따라 신체적 성숙의 정도에는 많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초경 연령은 대개 12, 13세 정도이지만, 뉴기니아의 Lumi족의 일반적인 청소년 초경연령은 18세(Eveleth & Tanner, 1976)로서 차이가 있다.

청소년기의-생물학적-변화

신체적이고 성적으로 성숙됨에 따라 청소년들은 자신에 대해서 아동기와는 다르게 생각하게 되며, 주위에서도 이들을 과거와는 다르게 대우하게 된다. 이러한 사춘기의 변화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시대적으로 문화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사춘기에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변의 친구나 사회적 기대가 청소년들의 빠른 성숙에 대해 가치를 둔다면 청소년의 빠른 성숙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성숙이 모든 청소년에게서 나타나지만, 신체적인 성숙이 미치는 영향은 각 개인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 장에서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의 특성과 그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춘기

청소년기에 대한 규정은 그 시기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발달학자들은 청소년기를 생물학적으로 시작하여 문화적으로 끝난다는 정의에 동의하고 있다. 

즉 어떤 개인이 아동에서 성인과 유사한 신장이나 체격으로 발달하고 1, 2차 성징 등과 같은 생물학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사춘기(puberty)를 청소년기의 시작으로 보고있으며, 특정 청소년이 생활하고 있는 문화권에서 청소년을 보는 시각에 따라 그 끝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대한 이러한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의 생물학적 변화는 이들의 발달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춘기(puberty)라는 말은 성인을 의미하는 라틴어 pubertas에서 유래되었으며, 생물학적 변화로 인해 한 개인이 생식능력을 갖게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그렇지만 보다 넓은 의미에서 사춘기는 한 개인이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기간동안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인 변화를 말한다. Marshall(1978)은 사춘기에 다음과 같이 중요한 신체적 변화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1. 신장과 체중의 급격한 증가
2. 남성의 고환과 여성의 난소와 같은 생식선(gonads) 또는 성선(sexual gonads)인 발달

3. 생식기와 가슴의 변화, 음모와 수염의 출현과 같은 2차 성징의 발달
4. 지방질과 근육과 같은 신체 구성요소의 변화
5. 신체의 순환계통과 호흡기의 변화로 인해 운동능력의 증가

이러한 여러 가지 변화는 사춘기의 외적인 징후가 나타나기 전에 신체의 내분비계와 중추신경계의 발달로 인해 나타나게 된다.

 

 

 사춘기의 시작

사춘기에 나타나는 외적인 징후만을 보면 사춘기의 신체적인 변화는 매우 갑자기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사실 태아기에서부터 이미 시작되어 단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Peterson  Taylor, 1980). 

 

그렇다고 해서 사춘기가 되면 지금까지 신체내부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호로몬이 생긴다든지 아니면 새로운 신체적 기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사춘기가 되면 어떤 호로몬은 그 양이 증가하고 또는 감소할 뿐이다. 이러한 사실은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는 호로몬의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호로몬은 내분비선에서 분비되어 체액과 같이 체내를 순환하며 모든 신체기관에 여러 가지 중요한 작용을 하는 물질로서, 특히 신체 내부에서 뇌를 특정 방식으로 구성화(organizational)하고 활성화(activational)시키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Coe, Hayashi, & Levine, 1988).

 

즉, 호로몬은 뇌에 영향을 미쳐 어떤 행동이 사춘기가 시작되기 오래 전에 어떤 경
우에는 태아기에)는 나타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태아기에서 어떤 호로몬의 성차는 남성과 여성의 행동패턴을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성차로 인한 행동패턴의 차이는 청소년기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연구자들은 청소년들의 공격성에서 나타나는 성차는 사춘기에서의 호로몬 변화 때문이라기보다는 태아기에서의 호로몬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발달 초기에서 특정 호로몬의 유무는 뇌와 중추신경계의 발달과 역할을 다르게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차이로 인해 나
타나는 변화는 청소년기 이전에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행동상의 변화가 마치 사춘기의 변화 때문이라고 잘못 생각하기 쉽다.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행동 변화에 대한 또 다른 이유는 사춘기가 되면 특정 호로몬의 수준에서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특정 호로몬 수준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활성화시킨다. 예를 들어, 특정 호로몬 수준의 증가는 음모와 같은 이차성징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사춘기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변화는 특정 호로몬의 구성화(어떠한 방식으로 뇌를 구성하고)와 활성화(어느정도 활성화시키는가)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내분비계

 

내분비계(Endocrine system)는 신체 내에서 호로몬의 생산하고, 신체 내부를 순환하도록 하며, 호로몬의 수준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시상하부 (뇌의 한 부분으로 뇌하수체를 통제함), 뇌하수체(일반적으로 호로몬의 수준을 조절), 생식선(남성의 경우 고환, 여성은 난소), 부신 등이 있다.(Grumbach, Roth, Kaplan, & Kelch, 1974; Katchadourian, 1977). 

 

이러한 내분비계는 청소년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그림 3-1 참조). 내분비계는 피드백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중추신경계 특히 뇌(시상하부)의 명령을 받아 특정 호로몬의 수준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감소시키기도 한다. 

 

즉, 내분비계는 마치 자동온도조절장치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특정 호로몬의 수준을 일정 수준에 맞추어 놓고, 신체 내부에서 이 호로몬의 수준이 감소하면 내분비계에서 호로몬의 분비하게 하고, 신체 내부에서 호로몬의 수준이 증가하면 생산과 분비를 중단하여 항상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 인간의 뇌가 청소년기에 사춘기의 변화를 활성화시킨다기보다는 청소년기 이전까지 사춘기의 변화를 억제하고 막고있다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